핫 오어 쿨 인스티튜트, 2024 지구행복지수 발표
한국은 38점으로 76위, 1위는 57.9점의 바누아투
기대수명과 행복도 평가, 탄소발자국 고려… GDP와 상관관계 없어
우리나라의 지구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가 세계 147개국 중 76번째로 집계됐다.
2일 독일의 공익 싱크탱크 ‘핫 오어 쿨 인스티튜트(Hot or Cool Institute)’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 지구행복지수’ 및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구행복지수는 개인이 느끼는 행복도와 기대수명의 가치를 탄소배출량을 고려해 평가하는 지표다. 크게는 기대수명(life expectancy)과 개인이 평가한 행복도(self-reported wellbeing)를 곱한 뒤, 이를 다시 해당 국가의 1인당 평균 탄소발자국(the average per capita carbon footprint)으로 나눠 산정한다. 때문에 점수는 기대수명이나 행복도가 높을 수록 올라가고, 탄소배출량이 클수록 내려간다.
이번 지수는 ‘2024 지구행복지수’라는 이름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조사 당시 국가별로 확보된 최신 자료가 모두 2021년 자료였고 이를 활용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2021년 기준 지구행복지수를 뜻한다.
2024 지구행복지수에선 바누아투가 57.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스웨덴(55.9점)과 엘살바도르(54.7점) 코스타리카(54.1점) 니카라과(53.6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38점(76위), 일본과 중국은 각각 42.7점(49위) 41.9점(51위)였다.
세부적으로 2021년 기준 한국의 기대 수명은 83.7세(UN인구국 자료)였고, 행복도는 6.1점(10점 만점, 국가별 1000여명 설문)이었다. 하지만 14.39톤CO2e(온실가스 배출량을 CO2로 환산한 값)의 1인당 탄소발자국 때문에, 기대수명이나 행복도가 비교적 비슷했던 스페인(83세, 6.5점, 7.12톤CO2e)보다 15점 낮게 평가됐다. 연구진은 “2006년부터 2021년 사이 한국의 1인당 평균 탄소배출량은 13.04~15.32톤CO2e 사이를 오가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하다고 산정한 1인당 공정 상한선(3.17톤CO2e)보다는 크게 높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내용의 지수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인류는 지구를 희생하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기대수명이나 행복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77세, 6.4점, 4.37톤CO2e)처럼 공정 상한선에 가깝게 탄소를 배출하면서도, 행복하게 사는 국가도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또한 1인당 GDP 상위 10개국 중 지구행복지수 50위권 안에 든 국가는 4개국(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아일랜드)뿐일 정도로 지수와 GDP의 상관관계도 발견되지 않았다. 오어 쿨 인스티튜트의 사마 압달라(Saamah Abdallah) 박사는 “지구행복지수는 기존의 특정 지표를 완전히 대체하자는 게 아니라 국가별 상황에 맞는 척도를 모색하자는 뜻”이라며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는 시민들이 주도해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행복지수는 2006년 영국의 싱크탱크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이 처음 발표했다. 이후 3년 주기로 지수 분석 보고서가 발표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2021년에 웰빙경제연합(Wellbeing Economy Alliance)이 발표한 보고서에 이은 6번째 보고서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지구 생태발자국 네트워크(Global Footprint Network)의 생태발자국 대신,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orld Inequality Database)와 EGSCD(EORA Global Supply Chain Database)의 1인당 탄소발자국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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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오어 쿨 인스티튜트 (The Hot or Cool Institute)
“사회와 지속가능성 사이의 교점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독일의 공익 싱크탱크다. 홈페이지 https://hotorcool.org/